불쾌한 골짜기. 인간과 몹시 유사한 가상 인간을 볼 때 이에 대한 인간의 호감도가 급감함을 나타내는 이론이다. 오히려 인간과 닮을수록 섬뜩함과 혐오를 느끼는 현상을 가리킨 것인데, 최근 등장하는 가상 인간 AI는 이러한 현상을 피해 가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간이 육안으로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된다는 점과 메타버스 콘텐츠를 비롯한 온라인상의 가상 인간에 대중들이 익숙해지며 가상인간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좌)가상배우 ‘민지오’/(우)원조 가상인간 ‘로지’>

가상인간을 활용한 마케팅 사례는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이전에는 SNS 이미지 콘텐츠 및 TVCF 등을 중심으로 가상인간에 대한 이슈를 바탕으로 마케팅에 활용한 것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보다 정교해진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역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중 시각특수효과(VFX) 콘텐츠 전문기업 덱스터의 버추얼 휴먼 프로젝트 계열사 네스트이엔티가 AI(인공지능)을 통해 생성한 가상배우 ‘민지오’가 웹드라마에 출연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가상인간으로 주목받아 활발히 활동한 인플루언서는 신한은행에서 선보인 ‘로지’이다. 가상인간 로지의 매력은 인스타그램 콘텐츠로부터 비롯된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에 자유롭게 방문하고 피드를 남기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감에 따라 인플루언서로 자리 잡으며 MZ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목소리까지 갖추게 되어 움직임과 시각적인 자극에서 나아가 청각적으로도 소통을 가능케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상인간의 특징은 신선함으로 다가와 많은 브랜드의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더하기 위해 활발히 고용되고 있다. 지난 6월 롯데홈쇼핑에서 선보인 ‘루시’는 콘텐츠 제작사 ‘초록뱀미디어’의 소속 아티스트로 전속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엔터네이너 활동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이외에도 버추얼 휴먼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브랜드와 콜라보뿐 아니라 라이브 방송 진행, 드라마 출연 등 앞으로 그 범위는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가상인간 마케팅 모델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시공간을 초월해 제약없는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힌다. 그 예시로 GS25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모델의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로지’를 고용하였다.

-무신사, 가상 인간 무아인을 뮤즈로 선정하며 브랜드 세계관을 넓히다

<무신사의 가상 인간 뮤즈 ‘무아인’ 활용 콘텐츠>

가상인간 콘텐츠는 세계관 콘텐츠 제작에도 활용되고 있다. 브랜드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스토리텔링과 서사로 형성되는 세계관은 인스타그램 내에서 팬슈머와 소통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겨진다. 최근 브랜드 무신사는 배우 유아인과 닮은 가상 인간 무아인(무신사와 유아인의 합성어)을 제작하여 홍보모델로 내세워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신사는 다양한 브랜드의 패션 상품을 취급하는 온라인 편집숍으로 다채로운 모델의 고용과 홍보가 마케팅의 승부수가 된다. 이에 무신사는 단순한 유통업계에 머물지 않고 ‘패션’이라는 소재를 통해 멀티 페르소나를 펼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무아인은 무신사의 뮤즈로서 하나의 캐릭터에 머물지 않고, 시간과 공간의 차원을 넘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소화하며 무신사 세계관을 확장하여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무아인은 무신사 버추얼 쇼룸에서도 활발히 활동할 예정이며, ‘세상 모든 패션은 무신사에서 무신사로, 무신사랑 라는 캠페인 메시지를 형상화한 인물이라 표현될 만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는 무신사가 패션에 관심을 가진 이들의 하나의 커뮤니티로 자리 잡아 리뷰 콘텐츠를 통한 소통을 이끌어낸 것에서 나아가 온라인 세계에서의 더욱 다차원적이고 복합적인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무신사는 무아인 탄생의 기념으로 다양한 스토어 앱 내의 이벤트를 진행하며 바이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문화재청, 가상 인간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로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다

<가상 인간 패밀리 호, 곤, 해일이 등장하는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 ‘인생샷 여행’>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의 콘텐츠 <2022 문화유산 여행기>에는 특별한 출연진이 등장하였다. 가상 인간 패밀리 ‘호, 곤, 해일’이 문화유산을 체험하는 시네마틱 브이로그 형식으로 콘텐츠가 제작되었는데, 해당 캠페인이 실제 문화유산의 방문을 유도하는 본 목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가상인간을 등장인물로 선정한 계기가 주목된다. 해당 콘텐츠가 뉴욕 타임 스퀘어 전광판에도 송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메타버스를 비롯한 가상 인간에 대한 MZ세대의 전 세계적인 관심과 호응도에 대한 트렌드가 반증 된다. 또한 이는 메타버스 장면을 편집하여 이루어지는 메타버스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의 가상인간 활용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가상인간 패밀리는 영상에서 문화유산을 즐기는 방법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수원 화성, 안동 하회마을 등의 명소를 방문한다. ‘인생샷’이라는 MZ세대의 관심을 가지는 소재를 활용해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단은 한국의 새로운 명소들을 전 세계로 바이럴하고 버추얼 휴먼을 등장시켜 MZ세대의 이목을 효과적으로 집중시켰다. 영상 콘텐츠 이벤트에서 나아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내에서 해당 방문 거점들의 방문코스를 공개하고, 가상인간 3남매를 찾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되며 메타버스 내에서도 가상 인간을 활용하여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랜선 여행 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관광 명소를 가상 세계 내에서 성공적으로 바이럴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국내 가상 인간 활용 메타버스 콘텐츠들의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 가상인간 이솔, 홍보의 수단에서 나아가 마케팅의 주체로 자리잡다

<가상인간 ‘이솔’ 활동 행보>

가상인간 ‘로지’의 사례와 유사하게, 가상 인간이 특정 브랜드와 콘텐츠 폼에 제한받지 않고 엔터테이너이자 셀럽으로 등장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누비는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그중 네이버가 개발한 가상 인간 이솔은 네이버 쇼핑 라이브 콘텐츠의 쇼호스트로의 첫 행보를 통해 마케팅의 수단에서 나아간 주체가 되어 눈길을 끈다. 특별호스트로 등장한 이솔은 해당 콘텐츠에 신선함을 불어넣어 상품 판매 촉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최근에는 JTBC의 신규 음악 예능프로그램 ‘뉴페스타’의 고정으로 출연하게 되어 가상 인간 활동 영역 확장의 가능성을 크게 보였다.

가상인간 활용 마케팅 사례가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 여수시는 가상 인간 기상캐스터를 활용하여 뉴스를 진행하여 주목을 받았고, 포항시는 가상 인간이 등장하는 홍보 뮤직비디오를 제작하여 눈길을 끌었다. 가상 인간 콘텐츠는 현재 그 자체로 이목이 집중되는 소재이다. 그러나 가상 인간 콘텐츠의 신선함은 갈수록 감소하기에 이에 대한 대안과 활용 방안의 포지셔닝에 대한 고민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가상 인간에 대한 대중들의 호기심, 인지도에 기대는 것에서 나아가 인간이 아닌 가상 인간을 활용하는 목적에 대한 명확함과 가상 인간이 존재하는 세계관의 범위, 인간과 더불어 함께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통찰이 함께할 때 해당 콘텐츠에 대한 공감대가 지속될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다.

<가상인간 '이솔'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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